오픈스페이스 테크놀로지 — 의제를 정하는 사람도 참가자입니다
오픈스페이스 테크놀로지(OST)는 사전에 정해진 의제 없이, 참가자들이 그 자리에서 논의하고 싶은 주제를 직접 제안하고 관심 있는 세션에 자유롭게 참여하는 방식입니다. 커피브레이크 때 가장 좋은 대화가 오간다는 통찰에서 출발했습니다.
운영 원리
- 주제 마켓플레이스 — 참가자가 의제를 제안하고 게시합니다.
- 세션 배치
- 자유 토론 — 여러 세션이 동시에 진행됩니다.
- 기록 공유
"두 발의 법칙" — 배우지도 기여하지도 못하는 자리라면 언제든 옮겨도 좋다는 규칙이 몰입을 만듭니다.
언제 적합한가
의제가 다양하고 열정 있는 참여자가 모일 때 — 축제형 포럼, 커뮤니티 총회, 조직 혁신 워크숍.
국내 적용 현황
OST는 참여자의 자발성이 강한 커뮤니티에서 힘을 발휘합니다. 국내에서는 시민사회 총회, 협동조합·사회적경제 조직의 전략 회의, 교사·활동가 네트워크 포럼, 사내 혁신의 날 행사에서 쓰입니다. 의제를 주최 측이 정하지 않는다는 급진성 때문에 관 주도 행사에서는 드물지만, 바로 그 이유로 "우리가 정말 논의하고 싶은 것"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형식이기도 합니다.
네 가지 원칙과 두 발의 법칙
OST의 규칙은 단순하지만 철학이 있습니다. ①누가 오든 그 사람들이 맞는 사람이다 ②무슨 일이 일어나든 일어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③언제 시작하든 그때가 맞는 시간이다 ④끝나면 끝난 것이다. 그리고 '두 발의 법칙' — 배우지도 기여하지도 못하는 자리라면 두 발로 옮기라는 것입니다.
이 규칙들이 하는 일은 하나입니다. 책임을 진행자에게서 참여자에게로 옮기는 것. 그래서 OST의 퍼실리테이터는 세션을 진행하지 않습니다. 공간을 열고(오프닝 서클), 기록 체계를 만들고, 닫습니다(클로징 서클).
언제 OST를 쓰면 안 되는가
- 결정권자가 이미 답을 정해 둔 사안 — 참여자가 금방 알아차리고 냉소가 남습니다.
- 참여 동기가 약한 의무 참석 집단 — 자발성이 연료인 형식이라 강제 동원과 상극입니다.
- 법정 절차나 구조화된 산출물이 필요한 자리 — 공청회·숙의토론회가 맞습니다.
준비 체크
| 항목 | 내용 |
|---|---|
| 공간 | 전체 서클 + 동시 세션 3~6개가 가능한 개방 공간 |
| 게시판 | 의제 마켓플레이스용 대형 벽면 (시간 × 장소 그리드) |
| 기록 | 세션별 기록지 양식, 실시간 취합 담당 1인 |
| 시간 | 최소 반나절 — 2시간짜리 OST는 형식만 흉내낸 것입니다 |
fKF는 오프닝·클로징 서클 진행, 의제 마켓플레이스 운영, 세션 기록 체계 설계, 우선순위 투표를 지원합니다. 연도별 수행 기록은 fKF 수행실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.
언제 OST가 가장 잘 작동하는가
- 참여자가 자발적으로 모였고, 의제에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
- 정답이 없고 여러 방향을 동시에 탐색해야 하는 상황이다
- 주최 측이 결론을 정해두지 않았고, 그 사실을 공개할 수 있다
- 참여자끼리 서로 배울 것이 있는 다양한 구성이다
- 행사 후 후속 실행을 참여자가 스스로 맡을 의사가 있다
진행자가 하는 일과 하지 않는 일
| 구분 | 내용 |
|---|---|
| 하는 일 | 오프닝 서클에서 목적과 규칙 전달, 의제 마켓플레이스 운영, 세션 기록 체계 제공, 클로징 서클 진행, 우선순위 투표 설계 |
| 하지 않는 일 | 세션 진행, 의제 선정, 토론 내용 개입, 결론 정리 |
| 준비 단계 | 참여자 구성 협의, 오프닝 질문 설계, 공간·게시판 배치 계획 |
| 사후 | 세션 기록 취합, 후속 실행 의제 정리 지원 |
OST는 자유로워 보이지만 준비가 부실하면 가장 빨리 무너지는 형식입니다. 특히 기록 체계가 없으면 하루 종일 좋은 대화를 하고도 남는 것이 없습니다.
기원 — 커피브레이크에서 태어난 형식
OST는 1980년대 미국의 조직 컨설턴트 해리슨 오웬(Harrison Owen)이 만들었습니다. 자신이 1년을 준비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참가자들이 가장 가치 있었다고 꼽은 시간이 정작 '커피브레이크'였다는 사실에서 출발했습니다 — 사람들은 시켜서 앉은 세션이 아니라, 스스로 찾아간 대화에서 배웁니다. OST는 그 커피브레이크의 자발성을 회의 전체의 운영 원리로 확장한 것입니다.
하루 운영 타임테이블 예시 (60명, 6시간)
| 시간 | 순서 | 내용 |
|---|---|---|
| 09:30~10:20 | 오프닝 서클 | 전원 원형 착석, 중심 질문 제시, 4원칙·두 발의 법칙 안내 |
| 10:20~10:50 | 마켓플레이스 | 의제 제안자가 앞으로 나와 한 줄 발표 → 시간×장소 그리드에 게시 |
| 10:50~12:10 | 세션 1라운드 | 동시 4~6개 세션, 제안자가 호스트 겸 기록 |
| 12:10~13:10 | 점심 | 자유 이동과 대화 계속 |
| 13:10~14:30 | 세션 2라운드 | 1라운드 논의를 잇거나 새 의제 개설 |
| 14:30~15:00 | 하베스팅 | 세션 기록지 벽면 게시, 전원 갤러리 워크 |
| 15:00~15:30 | 우선순위 투표 | 스티커 또는 무선투표로 후속 실행 의제 선정 |
| 15:30~16:00 | 클로징 서클 | 소감 한 마디 릴레이, 실행 의제별 자원자 확인 |
오프닝 서클, 이 30분이 전부다
OST에서 퍼실리테이터가 개입하는 거의 유일한 순간이 오프닝입니다. 요령은 세 가지입니다. 첫째, 중심 질문을 넓되 당사자성 있게 — "우리 조직의 미래"보다 "내년의 우리에게 지금 반드시 논의해야 할 것은?"이 의제를 끌어냅니다. 둘째, 침묵을 견딘다 — 첫 의제 제안까지의 정적은 실패 신호가 아니라 숙고의 시간입니다. 진행자가 불안해서 예시를 던지는 순간 자발성의 규칙이 깨집니다. 셋째, 직급을 지운다 — 기관장이 첫 의제를 내면 나머지는 그 궤도에 갇힙니다. 리더에게는 '마지막에 제안하거나 제안하지 않기'를 사전에 요청합니다.
기록과 후속 — OST가 이벤트로 끝나지 않으려면
세션 기록지는 '논의 요지 / 이견 / 제안 / 자원자' 4칸 양식으로 통일하고, 당일 취합해 전원에게 공유합니다. 우선순위 투표로 추린 상위 의제는 자원자 그룹과 점검 일정을 클로징 서클에서 공개 확정합니다 — "누가 언제 다시 모이는가"가 없으면 OST의 에너지는 그날로 증발합니다.
자주 묻는 질문
통제가 안 되지 않나요?
구조가 없는 게 아니라 다른 구조입니다. 오프닝 서클과 기록 체계를 갖추면 자율성이 오히려 높은 생산성을 만듭니다.
아무도 의제를 안 내면 어떻게 하나요?
오프닝 서클의 질문 설계가 관건입니다. "우리 조직의 다음 1년에서 당신이 정말 얘기하고 싶은 것은?"처럼 당사자성을 건드리는 질문이면 의제는 나옵니다. 그래도 나오지 않는다면 이 집단에는 OST가 맞지 않는 것입니다.
결과를 어떻게 정리하나요?
세션 기록지를 클로징 전에 전원이 볼 수 있게 게시하고, 우선순위 투표(스티커 또는 무선투표)로 후속 실행 의제를 추리는 것이 표준입니다.
